Ragnar 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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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 Futsal · · 10분 읽기

[여성 풋살팀 코칭 #09] 여덟 번째 훈련

한동안 선수들의 개인적인 사정이 겹쳐서 훈련이 2번 캔슬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공백기가 가졌습니다.

꽤 오랜만에 훈련이라 선수들이 감각을 잘 유지하고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이번 훈련에서부터 더욱더 실전적인 상황 그리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훈련을 준비해 봅니다. 대회가 한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죠

준비로 속도감 있는 직선 드리블 훈련을 진행하였습니다.

반복해서 연습했던 훈련인 만큼 대부분의 선수가 이제는 어느 정도 속도를 내며 드리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연습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실제 게임에 들어가면 다시 안전하게 플레이하려는 모습이 나오는 선수도 있습니다.

특히 속도감 있는 드리블을 꽤 잘 수행할 수 있는 선수임에도 실제 경기에서는 이를 사용하는 빈도가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결국 기술을 할 수 있는 것과 실전에서 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드리블 기술을 알려주는 것보다, 연습했던 드리블을 경기에서 과감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상황을 만들어주고 유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다음으로 공격 상황을 가정한 실전 패턴 플레이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패턴 훈련에서 저희 선수들에게 제가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건 아래와 같습니다.

  1. 패스하고 나서 움직임을 습관화하기
  2. 패스하고 나서 움직일 때 무작정 뛰지 않기 (상황을 고려하기)
  3. 슈팅은 패스처럼 목적지가 있게 (파 포스트, 니어 포스트)

더 많은 것과 디테일을 추가할 부분이 많은 세션이지만 지금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거라고 생각되는 것들입니다.

이후에는 1:1 훈련과 2:1 훈련을 진행해 봅니다. (2:1 훈련은 이미지 없음)

몸싸움하는 스킬 중에서 상대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과 소싸움처럼 계속 힘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는 부분을 설명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드리블의 기본적인 부분과 방향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며 진행하였습니다.

이후에는 패스 게임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게임에서는 비교적 침착하게 플레이하지만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 선택지가 사라졌을 때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에게 무조건 개인 능력으로 상황을 해결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럴 때는 주변 선수들이 조금 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패스 옵션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아직 판단이나 개인적인 탈압박에 어려움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복잡한 선택지를 많이 주기보다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한두 가지 옵션을 반복해서 만들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공격 상황에서는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모습들이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수비수 뒤쪽의 공간을 보고 침투하는 움직임도 꽤 많이 나왔습니다.

다만 좋은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수비수 바로 뒤에 너무 가까이 붙어버리면 공을 가진 선수 입장에서는 패스를 줄 공간이 없고, 좋은 타이밍에 침투를 시작했음에도 중간에 멈춰버리면서 패스 길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앞쪽으로 과감하게 끝까지 질러주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공을 받지 못하더라도 수비수를 같이 데리고 들어간다면 그 움직임으로 인해 다른 선수에게 공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내가 공을 받기 위해 움직이는 것에서 조금 더 나아가, 내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수를 어떻게 움직이게 할 것인지도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 눈에 띄게 좋아진 부분도 있었습니다.

드리블에 속도감이 붙었고 전체적인 움직임도 많이 좋아진 선수가 있었습니다.

다만 공격 상황에서 공을 잡았을 때는 아직 여유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공을 잡은 뒤 생각이 많아지고 불안해지면서 빠르게 공을 방출해버리는 장면이 자주 나왔습니다.

물론 빠르게 패스를 연결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좋은 판단을 통해 빠르게 패스하는 것과, 공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불안해서 빠르게 넘겨버리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공을 가지고 있어도 괜찮다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상대 수비를 한 번 확인한 뒤 플레이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1대1이나 2대1 상황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공을 쉽게 빼앗기지 않고 지켜낼 수 있고, 상대 수비수를 자신 쪽으로 끌어낸 뒤 다른 선수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능력도 꽤 좋았습니다.

다만 본인은 최근 자신이 쓸데없이 많이 뛰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도 어느 정도는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실제로 공간이 생길 때마다 계속해서 움직이고 침투를 시도하고 있지만, 움직이는 양에 비해 얻는 효과가 크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많이 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제는 단순히 빈 공간을 찾아 뛰는 것에서 조금 더 나아가 상대 수비수의 위치까지 함께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내가 움직였을 때 상대 수비수가 따라오는지, 따라온다면 어느 공간이 비게 되는지, 혹은 상대 수비수를 떼어내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등을 생각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효과적인 움직임이 나올 것 같습니다.

결국 오프더볼 움직임도 단순히 많이 뛰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는 움직임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훈련에 참여한 선수에게서도 반가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훈련 자체도 생각보다 잘 따라와 주었지만 무엇보다 패스한 뒤 다시 움직이는 모습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기존에는 패스를 한 뒤 그 자리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패스를 주고 다시 공간을 찾아 움직이면서 다음 플레이에 관여하려는 모습이 많이 나왔습니다.

아직 전체적인 수준만 놓고 보면 팀 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전과 비교했을 때 확실하게 좋아졌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수들을 볼 때 현재의 실력만 보는 것보다 이전 훈련에서 어려워했던 부분이 지금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훈련에서 가장 고무적이었던 부분은 그동안 꾸준히 훈련에 참여했던 선수들의 플레이였습니다.

최근 롤플레잉과 패턴 플레이를 반복해서 연습했던 선수들이 우연히 한 팀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상대 팀이 전체적인 개인 능력이나 평균적인 경기력이 조금 더 좋아 보였음에도 오히려 경기에서는 꽤 우세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엇보다 훈련에서 반복했던 연결 플레이들이 실제 게임에서도 몇 차례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물론 몇 번의 패턴 훈련으로 갑자기 팀 플레이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계속 반복했던 움직임들이 실전에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은 꽤 의미가 있었습니다.

개인의 능력만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것보다 공을 가진 선수 주변에서 여러 명이 움직이고, 서로에게 쉬운 선택지를 만들어주고, 그 선택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모습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번 훈련에서는 아직 완성된 모습은 아니지만 그동안 연습했던 것들이 조금씩 경기 안에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회까지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남은 훈련에서는 새로운 것을 많이 추가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연습했던 것들을 조금 더 실전적인 상황과 압박 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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