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 백야도] 부유물 지옥에서 찾은 뜻밖의 손맛
시작부터 불길한 예감 (04.11 ~ 04.12) 2026년 시즌 첫 바다 출조!! 근데 하늘이 도와주질 않는다... 출발하기 2일전 부터 비가 쏟아져 안그래도 낮은 수온에 대한 걱정이 컸다. 물때도 1물이라 장판일
"10곳의 새로운 필드 경험하기"
2024년 말, 2025년을 앞두고 스스로 세운 목표였다.
한 달에 한 번 갈까 말까 한 직장인 낚시꾼한테는 꽤나 높은 벽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낚시에 미쳐있었던 건지, 아니면 새로 시작한 민물 낚시 덕분인지 목표는 상반기가 가기도 전에 이미 클리어되었다.
그래서 중간에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과연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을까?

지도를 보면 참 뿌듯하다.
마커가 찍힌 곳들 대부분이 내가 올해 직접 발을 딛고 캐스팅을 했던 곳들이다.
진석기 시대님 영상 보다가 '아, 베스 낚시 재밌겠다' 싶어 덜컥 입문했다.
집 근처에 고삼저수지, 이동저수지 같은 명소가 있는데 안 가볼 이유가 없었다.
바다 루어 좀 해봤으니 금방 잡을 줄 알았는데...
5연속 꽝. 자존심이 좀 상했다...
왜 일까?
곰곰이 따져보니 이유가 명확했다.
이 외에도 베스의 습성이나 저수지의 변수(날씨, 농수 사용으로 인한 저수율 변화)등 생각보다 많이 달랐지만
결정적인 건 '여유 라인(슬랙 라인)'이었다. 프리리그 입질을 받고 챔질을 해도 자꾸 헛방이 나길래 공부해보니, 늘어진 줄을 먼저 감아서 팽팽하게 만든 뒤에 후킹을 해야 했었다. 바다에선 조류랑 수심 때문에 줄이 늘 팽팽했으니까 몰랐던 것이다.
베스를 잡지 못하고 계속해서 경험을 쌓아가며 공부도 하며
조금씩 적응해내겠다.
그렇게 잡은 첫 베스... 진짜 감격스러웠다.
민물을 해보니까 확실히 루어 낚시의 기본기가 탄탄해지는 기분이었다.
혹시 낚시 입문하는 사람 있다면 난 무조건 민물부터 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올해는 동해부터 바다 루어를 시작했다.
서해랑 다르게 물도 맑고 경치가 시원해서 좋다.
추천받은 포인트 위주로 다녔는데, 초반엔 마음이 너무 급했다.
액션도 랜딩도 급하니까 고기가 여러번 빠졌다.
동해에선 조과는 아쉬웠어도 '침착함'이라는 큰 수확을 얻었다.
지도를 보고 "어? 여기 갈 수 있겠는데?" 싶으면 일단 산도 타고 갯바위도 탔다.
남들이 안 가는 곳을 찾는 즐거움이 컸다.
동해에서 배운 침착함 덕분에 파이팅과 운영이 훨씬 정돈되었다.
서해에서 잡은 광어

꿈의 필드 제주도
조과가 엄청나진 않았지만, 갯바위 코앞에서 펼쳐진 삼치 떼의 라이징(피딩)을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 장관을 보고 있으니 내가 이 자연을 이겨보겠다고 낚싯대 들고 설치는 게 참 하찮게 느껴졌다. 겸손해지는 순간이었다.


여수에서 보낸 시즌 피날레
포인트 분석부터 운영, 랜딩까지 스스로가 봐도 참 안정적이었다.
덕분에 농어, 애기 부시리까지 손맛을 제대로 봤다.


보통 862ml 로드로 서해 루어 낚시를 시작한다.
나도 그랬다. 근데 경험이 쌓일수록 큰 체급의 장비가 주는 '비거리'가 탐났다.


서해에서 잡은 풀치? 갈치?
그래서 서해 갯바위에도 10.6피트 로드를 들고 들어가는 파격적인 짓도 해봤다.
남들이 "서해에서 왜 그렇게 과한 스펙을 써?"라고 할지 몰라도, 나는 그 비거리로 남들이 못 닿는 곳을 공략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결국 내년 주력 장비로 9.6피트 인쇼어 로드를 낙점했다. 사실 동해에선 비거리가 살짝 아쉽고, 서해에선 조작성이 조금 과할 수 있는 '애매한' 스펙이다. 하지만 남들의 기준이 아닌 내 낚시 스타일로 보면, 이 장비야말로 삼면의 바다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나만의 가장 현실적인 정답일지 모른다.
tmi, 돈이 많다면
감도 좋은 862로드로 서해를,
9피트 후반 ~ 10피트 초중반 로드로 동해 겟바위를,
11피트 로드로 서프루어를 하고 싶다..
접근성 좋고 손맛 좋고, 낚시의 기본을 알려준 고마운 친구









이미지 칸이 부족할 지경..
2025 시즌 마지막에 기적처럼 나와줬다.
묵직한 입질 진짜 최고였다..!
"어? 이거 몸걸림인가?" 싶을 정도로 무지막지한 힘. 드랙을 차고 나가는 그 속도감에 손이 아픈 경험은 처음이었다.
덕분에 라이트 쇼어 지깅의 재미를 맛봤다.
근데 부시리인지 방어인지 아직도 헷갈린다.

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새벽 3시에 출발해서 밥도 안 먹고 10시간 동안 캐스팅하는 게 '열정'인 줄 알았다. "이 멀리 왔는데 꽝 칠 수 없지"라는 보상 심리가 나를 몰아붙인 거였다.
그건 열정이 아니라 객기였다...
낚시 유튜버 '국산낚시'님을 보며 생각이 바뀌었다.
"물때 그런거 너무 생각하지 말고 폭풍이 오지 않는 이상 출조하는 걸 개인적으로 추천드립니다"
이런류의 일단 출조하라는 메시지를 자주 던져 주신다.
진짜 열정은 단 2시간의 피딩 타임을 위해 왕복 6시간을 기꺼이 운전할 수 있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손익계산을 때려보고 '가성비'가 안 나오면 안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그 찰나의 순간을 위해 일단 몸을 움직이는 것.
2026년에는 그런 건강한 열정으로 낚시를 하고 싶다.
이제는 이것저것 다 해보는 경험을 넘어, 나의 확실한 주종목을 하나 갖고 싶다.
내 선택은 역시 부시리와 농어의 전율을 잊지 못하는 바다 루어(쇼어지깅/플랫피싱)이다.
2026년은 주종목의 전문성을 키우면서도, 낚시라는 넓은 바다를 계속 탐구하는 해로 만들려고 한다.
낚시 실력도, 그리고 삶을 대하는 내 태도도 조금 더 성장하는 2026년이 되길 바라며 2025년의 기록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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